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그 많은 돈을 들여 설치 해 놓은 카메라가 꼭 필요할 때만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되느냐고 담당자에게 따져 물었더니 그 시간에 잠깐 자리를 비웠기 때문에 알 수 없다고 했다. 공직자의 근무태도에 한심한 생각이 들었지만 이 곳에 기대했던 자료를 포기하고 현장으로 가서 증거를 찾기로 하고 현장을 면밀히 관찰한 바, 분리대 파이프를 받치고 있는 연석에 먼지가 쓸린 흔적이 약 100m에 걸쳐 나 있었고 충돌지점으로 예상되는 지점의 파이프 연결부위가 최근에 용접된 사실을 발견하고 사고당시 촬영한 사진을 찾아보았다.

사진에는 파이프 상단 이어진 부분이 분리되어 위 아래로 어긋나 있는 것이 보였다. 바로 이 부분에 오토바이 헬멧 턱 끈이 걸려 오토바이가 달리는 속력 때문에 머리 부분이 뽑혀 뒤로 날아가고 몸통부분은 충돌지점으로부터 약 43m 앞에 떨어지고 오토바이는 혼자서 연석을 스치며 계속 달리다 몸통으로부터 약 73m 지점에 좌측으로 넘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오토바이 운전자가 우측으로 넘어진 원인은 오토바이를 뒤따르던 차량이 추돌 했을 수도 있고 좌측 1차로에서 달리던 차량이 직접 또는 간접적(비접촉)으로 밀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러한 가능성을 가지고 오토바이를 정밀하게 관찰했으나 오토바이의 뒷부분이나 옆면에는 어떠한 충돌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오토바이 운전자가 부주의로 인해 우측으로 넘어진 단독사고라고 밖에는 볼 수 없었다. 안타깝지만 다른 차량과 충돌하지 않은 것을 알면서 인정에 끌려 뺑소니사건이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나는 뺑소니 사고에 관한 한 우리나라에서 전·현직을 포함해서 유일하게 혼자서 최고 전문가로 경찰 뺑소니 전담반을 교육하고 어려운 사건을 의뢰 받아 감정 평가하는 사람으로써 명확하고 공정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무 보험차량이나 뺑소니차에 피해를 입게되면 정부의 위임을 받은 동부화재에서 치료비와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1급 장애의 경우 1천오백만원까지 사망의 경우 최고 8천만원까지 지급하고 있으나 피해자들 대부분이 이러한 제도가 있는 것을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뺑소니 사건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과실범으로 규정하고 있는 도로교통법이나 교통사고 처리특례법과는 달리 고의범으로 보아 특별히 무거운 처벌을 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 3 (도주차량운전자의 가중처벌)
도로교통법 제2조에 규정된 자동차, 원동기장치자전차 또는 괘도차의 교통으로 인하여 업무상과실 또는 중과실치사상죄를 범한 당해 차량의 운전자가 부상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0조 제 1항의 규정에 의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 한 자는 가중 처벌한다. 이하생략.

* 도로교통법

제 50조 (사고발생시의 조치) ① 차의 교통으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하거나 물건을손괴한 때에는 그 차의 운전자 그 밖의 승무원은 곧 정차하여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이하생략.

*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 14조 (자동차손해배상보장사업) ① 보유자를 알 수 없는 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해 사망하거나 부상한 자에 대하여 피해자의 청구에 따라 책임보험금의 한도 안에서 손해를 보상하여야 한다. 이하생략.

위와 같이 뺑소니사건의 규정과 처벌, 보상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