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올림픽 대로에서 음주 후 과속 운행타가 과적 표지판 기둥에 충돌, 차가 두 동강난 채 불에타, 3명이 화상으로 사망하고, 1명이 부상한 사고.

새벽4시!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잠들어 있고 부지런한 몇몇 사람들이나 기지개를 켤 시간인데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아직 잠에서 덜 깬 상태로 수화기를 들고 의례적으로 "여보세요!" 하는 순간 "과장님! 송파경찰서 관내에서 대형사고가 발생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라는 당직자의 황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 비상 대기조가 누구야? 빨리 찾아서 차 가지고 현장으로 나오라고 해! 사고현장이 어딘지 구체적으로 알아봐서 나한테 전화로 연락하고"라는 말을 남기고 서둘러 집을 나와 승용차에 경광등을 올려놓고 삐까삐까하며 88올림픽 대로를 달려갔다. 올림픽 대교를 지나자 하행 선에 현장이 보이고 담당경찰관과 119구급차, 견인차, 각 방송사 카메라기자들, 그리고 구경하는 차들이 늘어서 있었다.

내가 현장에 도착하자 담당경찰관은 생존자가 한 사람 있었는데 병원으로 후송했고 지금은 불에 탄 승용차의 뒷부분에서 시신 수습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아직도 불에 탄 승용차의 뒷부분에서는 연기가 나오고 있었으며 119구급대원들이 까맣게 탄 시신을 차내에서 꺼내고 있었는데 그 처참한 모습은 참아 눈을 뜨고는 볼 수가 없었다.

사고는 2001.6.29 03:27경 송파구 풍납2동 303번지 88올림픽대로상에서 구차한(가명, 남, 18세)이 에스페로 승용차에 친구3명을 태우고 천호대교 방면에서 올림픽 대교방면으로 편도 4차로 중 1차로를 빠른 속도로 달리다 사고지점의 좌 커브 길에서 미처 핸들을 꺽지 못하고 도로변의 연석을 충돌한 후 시계방향으로 회전하여 도로 좌측에 설치된 과적표지판 기둥을 승용차 좌측 뒷 문짝으로 재차 충돌하여 그 충격으로 표지판은 도로 쪽으로 넘어지고, 승용차는 기둥을 중심으로 둘로 분리되어 뒷부분은 기둥에 붙은 상태로 불이나 뒷좌석에 타고있던 2명은 화상을 입고 모두 사망하고, 차의 앞부분은 회전하면서 전방으로 약21m를 이동하여 최종정지 하였으며, 차 앞부분에 승차하고있던 운전자는 차 밖으로 튀어나와 사망하고, 조수석에 타고있던 사람은 안전띠를 매고있어 가벼운 상처만 입고 안전하게 구조되었다.

경상을 입고 구조된 하소연(가명)의 진술에 의하면, 함께 탄 4명은 모두 친구사이며 차에 타기 전에 천호동에 있는 호프집에서 맥주3000cc를 나누어 마셨으며 운전자도 함께 술을 마신 상태 (혈중알콜농도: 0.19%)로 운전을 했다고 하며, 사고당시 도로에는 차가 드물게 지나가는 정도였으며 사고차량과 타 차량이 충돌한 사실은 없었다고 했다. 운전자 구차한은 2001.3.25에 1종 보통면허를 취득하여 90일만에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여러 가지 사고요인이 종합되어 발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대형사고를 분석해보면 시간대별로는 교통량이 적은 한 밤중이나 새벽 시간대이며, 차종별로는 화물트럭이나 버스 등 대형차량이고, 요인별로는 음주나 과속이 많고, 기타 요인으로는 기후관계나 운전 미숙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이번 사고는 새벽시간에 초보운전자가 음주를 하고 과속을 했으니 사고가 날 수밖에 없었다.

참고로 사고현장을 지나다 사고상황을 목격하고 신원을 밝히지 않는 어느 시민이 서울지방경찰청 싸이트인 www.smpa.go.kr에 당일 07:53경에 올려놓은 내용을 그대로 옮겨보면,
"의견 제목: 죽음의 사진(오늘새벽 과속사고 목격담) 오늘새벽 2001년 6월 29일 03시50분 경 올림픽 도로에서 공항방향으로 진행하던 중 20대 4명이 탄 흰색 에스페로 승용차가 4차선에서 1차선으로 1차선에서 3차선으로 시속 150km이상의 속력으로 공항방향으로 질주하고 있었다. 풍납동앞 무인카메라에서 플레쉬와 함께 죽음의 사진이 번쩍하고 터졌고 수초 후 커브길 4차선에서 1차선으로 급 차선 변경이 이루어지자 사고차량은 과속한 속도에 미끄러지면서 1차선 쪽 이정표에 차량이 추돌 후 두 동강 나면서 앞부분은 10m앞쪽으로 라이트가 꺼진 상태로, 뒤 부분은 화염과 함께 이정표에 걸려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20대로 보이는 여자가 피로 흥건한 모습으로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지나가는 차량에 하는 말," 아저씨! 친구3명이 같이 있었는데 한 명도 보이지 않아요 친구들이 어디 있죠?" 차량에선 2차 작은 폭발이 있었고 여자의 친구를 찾는 비명소리만 캄캄한 새벽공기를 가르고 있었다.

지금 경찰청 무인 카메라에선 차량과 처참한 죽음의 사진이 있겠죠.....
아침뉴스에서 들려오는 3명 사망 1명부상이라는 뉴스가 뇌리에 들려오고 과속은 죽음이라는 생각이..... 정말 과속하지 말자구요......
새벽에 사고를 목격한 시민이...." 라고 올려놓았다.
이 시민의 말대로 사고는 처참한 것이며 과속은 죽음을 부른다. 그 누구도 한번 사고가 발생하면 돌이킬 수 가없다. 사고는 예고하지 않으며 누구에게라도 올 수 있는 것이기에 법규를 지키고 안전운전을 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